한국인 20% "인생 난이도 높네"지나치게 예민한 초민감자(HSP)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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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9-19 10:49 조회7회 댓글0건본문
나는 왜 저 사람을 유난히 참기 힘들까? 왜 사소한 자극에도 금세 지치고, 상대방의 말투나 제스처, 시선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할까? 그렇다면 당신도 ‘이 유형’일 수 있다. 일명 ‘초민감자’로 불리는 HSP의 특성과, 이 세상에 자극이 너무 많아 매일 피로한 사람들을 위한 생존법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에게 물었다.
지나가는 오토바이나 커튼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네온사인, 사람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에도 쉽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가. 군중 속에 있으면 홀로 숨 고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폭력적이거나 슬픈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까슬거리는 재질의 옷은 보기만 해도 간지럽고, 중요한 발표나 시험 도중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에 실수를 자주 한다면, 당신은 ‘HSP(초민감성 개인, Highly Sensitive Person)’일 수 있다. HSP는 미국 심리학자 엘레인 아론이 1991년 저서 <민감한 사람들의 유쾌한 생존법>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감각과 감정에 유난히 민감한 기질을 지닌 사람을 뜻한다. 주요 특성은 정보를 깊이 분석·숙고하는 ‘깊은 처리’, 자극에 쉽게 압도되는 ‘과자극’, 뛰어난 정서 반응성과 공감 능력, 미묘한 변화 감지 능력이다.
이 특성들은 모두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적 통찰력은 뛰어나지만 책을 오래 읽으면 쉽게 두통이 오고,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한 시간만 함께 있어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는 HSP를 “더 민감하기 때문에 더 깊이 보고, 더 많이 느끼며, 그만큼 쉽게 지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HSP의 뇌는 공감·정서 반응·자극 감지와 관련된 영역(섬엽, 전대상피질, 상측두이랑, 편도체 등)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보였으며, 세로토닌·도파민 관련 유전자 변이도 HSP의 민감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명 중 1명꼴, 한국인의 20%가 ‘초민감자’
HSP 유형은 지난해 한 국내 유튜버가 영상 콘텐츠로 소개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MBTI 열풍이 주춤한 뒤 각종 성격 유형 테스트가 그 틈을 파고들면서 ‘예민함’의 정도를 측정하는 이 테스트도 새로운 ‘셀프 분석’ 수단으로 유행한 것이다. 해당 영상에는 “<유퀴즈>에서 게스트가 유재석만 바라보고 조세호는 한 번도 안 봐주면 신경 쓰인다”는 댓글이 좋아요 최다를 기록했고, “사회면 뉴스는 일부러 ‘흐린 눈’으로 본다”, “초등학교 때 잘못한 일로 30세인 지금까지 이불을 찬다”는 댓글에도 수백 개의 공감 반응이 달렸다. 놀랍게도 ‘그냥’ 예민함을 넘어선 ‘아주’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은 전체 인구의 약 15~20%에 달한다. 국내 연구만 보면 한국인의 20%가 HSP다. 박 교수는 이 유형을 ‘난초·민들레’ 모델로 비유해 설명했다. 민들레는 메마른 토양과 혹독한 기후도 견디며 전쟁 중에는 식량 대용으로 쓰일 만큼 생존력이 강하다. 반면 난초는 온도·습도·빛이 맞아야만 하는 섬세한 식물로, 환경이 조금만 어긋나도 시들기 때문에 어렵게 꽃을 피운다. HSP는 이런 ‘난초형’에 가깝다. 부정적인 환경에서는 쉽게 위축되지만, 지지와 돌봄이 주어지면 누구보다 강한 창의성과 공감 능력을 발휘한다.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지만 그 조건만 갖춰지면 난초처럼 섬세함과 가치를 온전히 꽃피울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다만 흔히 ‘과민하다’는 표현에서 떠올리는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모습과는 다르다. HSP는 실제로 무던해 보이는 경우가 많고, 갈등을 피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억제한다. 눈치가 빠르고 상대방에 맞추는 경향도 강하다. 타고난 세심함과 민감함은 탁월한 학습 능력이나 예술적 재능은 물론 능숙한 대인관계로도 이어질 수 있지만, 타인의 말투·표정·분위기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만큼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HSP와 정신장애, 무엇이 다를까?
인생 난이도가 높은 HSP의 생존법
DSM(정신질환 진단기준체계)이나 ICD(국제 질병 분류)에서 HSP는 정신장애로 분류되지 않는다. 박 교수 또한 “기질·생물심리학·진화심리학 등 현대 심리과학에 더 가까운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HSP는 환경이나 감정 변화에 민감해 불안을 자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선 늘 긴장하거나 낯선 환경에서 불편함을 크게 느낀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대부분 일시적이며, 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반면 불안장애·우울증·공황장애 등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반하며, 증상이 지속적이고 통제 불가능해 일상 기능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다만 박 교수는 “HSP는 불안을 경험해도 대개 스스로 회복하지만, 어린 시절 부정적인 경험이나 장기적인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민감함이 취약성으로 변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이런 HSP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먼저 ‘나’를 이해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민함이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임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또한 소음·군중·강한 감정 자극에 취약하므로 조용한 회복 공간과 예측 가능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한 자극을 받은 뒤에는 명상이나 이완 요법으로 회복하는 것도 좋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눈치’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HSP는 이런 환경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더 어렵기 때문에,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과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HSP는 공감 능력이 큰 만큼 타인을 배려하다 대인 관계에서 ‘번아웃’에 빠지기 쉽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리하지 않고 거리를 두는 법, 자신의 생각을 꾹 눌러 담지 않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법을 익히면 지치지 않고도 사람들과 건강하게 어울릴 수 있다.
HSP 유형이 많은 사람에게 공감 받은 이유는 막연하게 힘들었던 자신의 예민함을 설명해 줄 정확한 언어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에게 말하지 못했던 과민성과 일상 속 피로의 원인을 알게 되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박 교수는 “민감성은 결함이 아니라 세상을 더 섬세하고 깊게 인식하는 기질”이라며 “이를 이해하고 조율한다면 HSP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조선발췌)
지나가는 오토바이나 커튼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네온사인, 사람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에도 쉽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가. 군중 속에 있으면 홀로 숨 고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폭력적이거나 슬픈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까슬거리는 재질의 옷은 보기만 해도 간지럽고, 중요한 발표나 시험 도중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에 실수를 자주 한다면, 당신은 ‘HSP(초민감성 개인, Highly Sensitive Person)’일 수 있다. HSP는 미국 심리학자 엘레인 아론이 1991년 저서 <민감한 사람들의 유쾌한 생존법>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감각과 감정에 유난히 민감한 기질을 지닌 사람을 뜻한다. 주요 특성은 정보를 깊이 분석·숙고하는 ‘깊은 처리’, 자극에 쉽게 압도되는 ‘과자극’, 뛰어난 정서 반응성과 공감 능력, 미묘한 변화 감지 능력이다.
이 특성들은 모두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적 통찰력은 뛰어나지만 책을 오래 읽으면 쉽게 두통이 오고,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한 시간만 함께 있어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는 HSP를 “더 민감하기 때문에 더 깊이 보고, 더 많이 느끼며, 그만큼 쉽게 지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HSP의 뇌는 공감·정서 반응·자극 감지와 관련된 영역(섬엽, 전대상피질, 상측두이랑, 편도체 등)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보였으며, 세로토닌·도파민 관련 유전자 변이도 HSP의 민감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명 중 1명꼴, 한국인의 20%가 ‘초민감자’
HSP 유형은 지난해 한 국내 유튜버가 영상 콘텐츠로 소개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MBTI 열풍이 주춤한 뒤 각종 성격 유형 테스트가 그 틈을 파고들면서 ‘예민함’의 정도를 측정하는 이 테스트도 새로운 ‘셀프 분석’ 수단으로 유행한 것이다. 해당 영상에는 “<유퀴즈>에서 게스트가 유재석만 바라보고 조세호는 한 번도 안 봐주면 신경 쓰인다”는 댓글이 좋아요 최다를 기록했고, “사회면 뉴스는 일부러 ‘흐린 눈’으로 본다”, “초등학교 때 잘못한 일로 30세인 지금까지 이불을 찬다”는 댓글에도 수백 개의 공감 반응이 달렸다. 놀랍게도 ‘그냥’ 예민함을 넘어선 ‘아주’ 예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은 전체 인구의 약 15~20%에 달한다. 국내 연구만 보면 한국인의 20%가 HSP다. 박 교수는 이 유형을 ‘난초·민들레’ 모델로 비유해 설명했다. 민들레는 메마른 토양과 혹독한 기후도 견디며 전쟁 중에는 식량 대용으로 쓰일 만큼 생존력이 강하다. 반면 난초는 온도·습도·빛이 맞아야만 하는 섬세한 식물로, 환경이 조금만 어긋나도 시들기 때문에 어렵게 꽃을 피운다. HSP는 이런 ‘난초형’에 가깝다. 부정적인 환경에서는 쉽게 위축되지만, 지지와 돌봄이 주어지면 누구보다 강한 창의성과 공감 능력을 발휘한다.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지만 그 조건만 갖춰지면 난초처럼 섬세함과 가치를 온전히 꽃피울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다만 흔히 ‘과민하다’는 표현에서 떠올리는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모습과는 다르다. HSP는 실제로 무던해 보이는 경우가 많고, 갈등을 피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억제한다. 눈치가 빠르고 상대방에 맞추는 경향도 강하다. 타고난 세심함과 민감함은 탁월한 학습 능력이나 예술적 재능은 물론 능숙한 대인관계로도 이어질 수 있지만, 타인의 말투·표정·분위기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만큼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HSP와 정신장애, 무엇이 다를까?
인생 난이도가 높은 HSP의 생존법
DSM(정신질환 진단기준체계)이나 ICD(국제 질병 분류)에서 HSP는 정신장애로 분류되지 않는다. 박 교수 또한 “기질·생물심리학·진화심리학 등 현대 심리과학에 더 가까운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HSP는 환경이나 감정 변화에 민감해 불안을 자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선 늘 긴장하거나 낯선 환경에서 불편함을 크게 느낀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대부분 일시적이며, 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반면 불안장애·우울증·공황장애 등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동반하며, 증상이 지속적이고 통제 불가능해 일상 기능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다만 박 교수는 “HSP는 불안을 경험해도 대개 스스로 회복하지만, 어린 시절 부정적인 경험이나 장기적인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민감함이 취약성으로 변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이런 HSP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먼저 ‘나’를 이해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민함이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임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또한 소음·군중·강한 감정 자극에 취약하므로 조용한 회복 공간과 예측 가능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한 자극을 받은 뒤에는 명상이나 이완 요법으로 회복하는 것도 좋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눈치’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HSP는 이런 환경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더 어렵기 때문에,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과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HSP는 공감 능력이 큰 만큼 타인을 배려하다 대인 관계에서 ‘번아웃’에 빠지기 쉽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리하지 않고 거리를 두는 법, 자신의 생각을 꾹 눌러 담지 않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법을 익히면 지치지 않고도 사람들과 건강하게 어울릴 수 있다.
HSP 유형이 많은 사람에게 공감 받은 이유는 막연하게 힘들었던 자신의 예민함을 설명해 줄 정확한 언어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에게 말하지 못했던 과민성과 일상 속 피로의 원인을 알게 되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박 교수는 “민감성은 결함이 아니라 세상을 더 섬세하고 깊게 인식하는 기질”이라며 “이를 이해하고 조율한다면 HSP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조선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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